921 장

오만한 사람은 쓰러질 수는 있어도 절대 패배하지는 않는다.

종무기는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.

그는 마음이 악독하고, 행동이 잔인하며,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. 하지만 그도 한 남자였고, 누구보다 강직한 뼈대를 가진 남자였다.

한 여자에게 가볍게 패배하고, 예전 전우의 체면을 빌려 살려준 것은 그를 죽이는 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.

그는 차라리 죽는 게 나았지, 이런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.

그는 동정 받을 필요가 없었기에 일어서서 고촉왕을 향해 소리쳤다. "날 죽여! 날 죽이라고! 난 네 동정 따위 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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